증강현실이 바꾸는 게임생활 ‘패턴’

‘메타버스’는 이미 가장 작은 일상에 있었다

[게임플] 걸음을 옮기자, 길가에 꽃이 피어난다. 걷다가 마주친 모종을 키우면 더 많은 친구들이 생긴다. 산책을 반복할수록 다양한 꽃의 색깔이 지나간 길을 물들이고 있다.

11월 2일 출시한 ‘피크민 블룸’은 요란하게 등장한 게임이 아니다. 게임이라고 부르기에 단순한 감도 있다. 증강현실(VR) 산책 앱에 가깝다. 걸어다니면서 피크민을 친구로 만들어가고, 꽃잎을 수확해 꽃을 심어나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국내에 덜 알려졌을 뿐, 생각보다 유서 깊은 시리즈다. 닌텐도는 2001년부터 피크민 시리즈를 꾸준히 출시하면서 자사 플랫폼의 대표 힐링게임으로 만들어왔다. 이어서 나이언틱과의 협업을 통해 모바일 증강현실로 재탄생시킨 것이 피크민 블룸이다. 

‘포켓몬고’ 이후 증강현실 게임이 모바일 대세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대표 개발사는 나이언틱이었다. ‘인그레스’로 가능성을 증명한 뒤 포켓몬 IP로 전세계에 문화 충격을 선사했고, 나이언틱을 포함해 수많은 개발사가 증강현실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금 증강현실을 향한 온도는 예전만큼 높지 않다. 사업적 관점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가상현실이나 블록체인 등 신사업 모델로 스포트라이트가 옮겨갔고, 메타버스 역시 유저간 경제활동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포켓몬고 이후 이렇다 할 글로벌 흥행작이 나오지 않은 것도 평가 저하의 요인이다.

하지만, 증강현실이 예상과 다른 방식으로 대중 일상에 자리잡는 현상은 충분히 감지되고 있다. 사업 이전에 문화적으로 새롭게 나타난 형태다. 오히려 매우 친숙해졌기 때문에 별다른 화제가 되지 않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증강현실은 수집형 게임에서 더 나아가 일상 관리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매일 운동 시간과 걸음 수를 체크하고, 바깥에 보상을 설치하고 획득할 수 있게 하는 앱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뷰티 시장에서는 실제 유저의 피부톤에 접목시켜 증강현실로 신제품을 테스트해주는 앱이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는 게임계에서 꾸준히 연구하던 게이미피케이션과 연결된다. 일상 곳곳에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보상 체제를 마련하는 것. 이는 관리를 넘어 변화의 흐름을 띠고 있다. 평소에 사용하는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연결되는 것도 가상현실에 비해 결정적인 강점이다.

증강현실에 익숙해진 일상이 상상 이상의 잠재력을 가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피크민 블룸은 이미 출시 초창기에 전세계 다운로드 100만회를 넘었고, 그밖의 증강현실 신작들의 평균 인기 순위도 조용히 오르고 있다. 

닌텐도가 증강현실 확장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것도 비단 포켓몬고 때문만은 아니다. 당장의 매출보다 플랫폼 가치를 장기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마리오 카트 라이브: 홈 서킷’은 흥미로운 시도였다. 현실의 배치물 이용해 증강현실 서킷으로 만들고, RC카에 카메라를 달아 그 속에서 조작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비록 스위치 기기와 RC카를 최소 두 대 이상 소유해야 대결이 가능하다는 치명적 단점으로 큰 흥행은 하지 못했지만, 증강현실 기술 활용과 게임성의 발전 여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증강현실의 ‘게임성’은 포켓몬고 이후 눈에 띄게 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위와 같은 시도로 미루어볼 때, 새로운 게임 시스템이 증강현실에 벼락처럼 나타날 힘은 언제든 갖고 있다. 그 시점은 게임을 넘어 대중들의 일상이 바뀌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메타버스는 이미 존재하던 개념에 이름을 붙인 것뿐”이라는 이야기가 나돈다. 일리 있는 말이다. 온라인게임 초기부터 비슷한 시도가 있었고, 오늘날 메타버스는 이미 가장 작은 지점부터 스며들었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어느새 증강현실과 접목되어 있다. 우리의 평범한 걸음이 꽃을 넘어 더욱 깊은 상호작용으로 새로워질 시기를 기다려본다. 

출처:길용찬기자 원문보러가기

메타버스 구현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표준 선점한다

국표원, 디스플레이 표준화 국제포럼

시야각, 피로도 등 성능.품질 기준 필요

주요국과 협업…세계 시장 선도 포부

<메타버스 플랫폼에 적용된 의료 교육 프로그램 테스트 모습. 

국표원은 26일 AR·VR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 산·학·연 전문가와 국제 표준 전문가가 참여하는 ‘2021 디스플레이 표준화 국제포럼’을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개최했다. 포럼은 메타버스 시대를 맞아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표준화 발전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포럼 주제는 ‘메타버스 시대를 견인할 디스플레이 표준화 전략’이다. 디스플레이 분야 표준화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IMID 2021)와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와 연계해 열렸다.

포럼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AR·VR 등 메타버스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디스플레이 기술과 산업 동향, 표준화 사례를 공유하고 국제표준화 전략을 모색했다.

김철홍 LG디스플레이 연구위원은 ‘확장현실(XR) 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발표하며 “초대형, 플렉시블, 투명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 메타버스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병호 서울대 교수는 다양한 유형의 AR·VR 기기 동향과 시야각, 눈 피로도 등 기술적 이슈를 소개하며, 표준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존 팬잭 미국 국립기술표준원(NIST) 객원 연구원은 국제표준화기구의 근안 디스플레이(NED) 광학 측정표준 동향을 공유하고 “표준은 AR·VR 디스플레이 성능과 품질을 보장함으로써 잠재성이 큰 시장 성장에 크게 기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운택 KAIST 문화대학원장 교수는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 및 가상증강 현실의 융합’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메타버스가 지속 가능한 미디어 플랫폼으로 남기 위한 표준의 역할과 도전과제를 제시했다.

국표원은 이번 포럼에서 제기된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디스플레이 기술의 표준화 쟁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와 전략적 표준협력을 통해 국제표준화를 선도할 계획이다.

이상훈 국표원장은 “이제 메타버스는 단순한 가상 세상이 아니라 시공간을 초월해 우리가 살아갈 일상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는 메타버스를 구현할 핵심 기술인 만큼,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에서 디스플레이 산업 강국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표준화 과제 해결과 국제표준 선점에 필요한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출처:함봉균기자 원문보러가기

AR·VR 헤드셋 쓰면 가상세계 활짝… ‘메타버스’가 뜬다 [세계는 지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선점 경쟁

초월 의미 ‘메타’·우주 뜻 ‘유니버스’ 합성어
현실 활동도 가능… ‘비대면 시대’ 장점 많아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MZ세대 수요 확실


저커버그 “페이스북, 5년 후 메타버스 기업”
MS·구글도 플랫폼 개발 등 사업 추진 중


글로벌 빅테크 기업 SNS 광고 수익 포화
경제적 잠재력 무궁… ‘미래 먹거리’로 제격
2024년 AR·VR시장 313조… 2021년의 9배↑


“기업, 마케팅 수단으로만 소비… 개념 모호”
기기 개발 아직도 초기 수준인 것도 발목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묘사된 메타버스 접속 장면. 뉴욕타임스 캡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속 가상세계 ’오아시스’에서는 뭐든지 할 수 있다. 자동차경주와 카지노를 즐기거나, 무도회장에서 춤을 추며 데이트도 할 수 있다. 오아시스의 재산으로 실제 쇼핑도 가능하다. 가상세계 속 촉감을 그대로 전달하는 ‘햅틱수트’를 오아시스에서 주문하면 집 앞으로 배송돼 온다. 돈이 부족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 오아시스 속 은행이 돈도 빌려준다. 다만 갚지 못하면 ‘가상 노역장’으로 끌려가야 한다.

이용자는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쓰고 접속만 하면 된다. 오아시스 속 내 모습은 모두 철저히 다른 사람으로 꾸밀 수 있다. 나이부터 인종이나 성별까지도. 누구든 될 수 있는 셈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18년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최근 주목받는 ‘메타버스’(Metaverse: 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의 이상향을 거의 정확히 그리고 있다. 인터넷과 현실 세계의 활동이 모두 가능하다는 특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더욱 극적인 장점으로 부각됐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함께한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의 수요도 확실하다.

가능성을 본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은 일제히 메타버스 시장 참여를 위해 뛰어들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5년 후 페이스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아닌 메타버스 기업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도 메타버스 사업 계획을 제시했다. 네이버의 ‘제페토’는 대표적인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마케팅 수단으로만 소비할 뿐, 개념은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메타버스란 무엇이고, 구성 요소는 무엇일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메타버스 시장 선점을 위해 어떤 전략을 펴고 있을까.

모니터 앞이 아닌, 인터넷 속으로

메타버스는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 가상세계의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다. 소설은 낮에는 피자를 배달하고, 밤에는 메타버스라는 온라인 세계에서 슈퍼히어로로 사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메타버스는 초월이란 의미의 ‘메타’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를 합성한 말이다. 말 그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온라인 세계란 뜻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내세우는 메타버스도 소설 속 세계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세상에서 포괄적인 활동이 가능함을 강조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제시한 비전이 대표적이다. 페이스북은 모니터를 통해 콘텐츠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이를 ‘체화된 인터넷’이라고 표현했다.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사업에서 가장 앞선 기업이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VR 기기 개발업체 ‘오큘러스’를 지난 2014년 20억달러(약 2조3380억원)를 들여 인수했다. 당시 페이스북 투자 중 최고액이었다. 2019년부터는 오큘러스의 VR 헤드셋 전용 플랫폼 ‘페이스북 호라이즌’을 비공개 테스트하고 있다. 가상현실 속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생성해 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영화를 함께 보거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소셜 플랫폼이다. 가상 일터 ‘인피니티 오피스’도 개발 중이다.

저커버그 CEO는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 버지’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장소에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며 “춤을 추거나 함께 운동 강습을 받는 등,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웹페이지에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MS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개발 중이다. MS는 증강현실(AR) 헤드셋 ‘홀로렌즈’를 2015년부터 개발해왔다. 최근에는 VR/AR 플랫폼 ‘MS 메시(Mesh)’를 공개하고 “기업용 메타버스”라고 명명했다. 홀로렌즈를 이용해 타인과 대화하거나 업무를 공유할 수 있어, 향후 확장성이 주목받고 있다. 구글도 AR 기기 ‘구글 글래스’와 ‘구글 어스’의 VR 체험 서비스 등 메타버스 사업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313조원 규모 ‘미래 먹거리‘

빅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뛰어드는 이유는 SNS의 광고 수익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2분기 매출이 290억8000만달러(약 33조5000억원)를 기록하면서 시장 기대치(278억1000만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업체 측은 ”앞으로 매출 증가율이 순차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다. 페이스북도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는 단계에 왔다는 의미다.

반면 메타버스의 경제적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는 오는 2024년 AR·VR 시장 규모가 2690억달러(약 3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307억달러)보다 9배 가까이 성장한 규모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메타버스가 온라인 상호작용의 다음 개척지란 점에 마케팅 전문가들은 주목해야 한다”며 “온라인 마케팅 환경에 혁명을 일으킨 SNS처럼, 메타버스도 혁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별화된 경험 줄 수 있을까

기업들이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지만, 개념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콘텐츠에 메타버스라는 이름만 덧씌우고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비영리 기술연구단체 미래가속화연구재단(ASF)은 2007년 보고서를 통해 메타버스를 △현실과 가상의 이미지를 겹치는 ‘AR’ △일상을 디지털 공간에 직접 기록하는 ‘라이프로깅‘ △현실이 디지털 세계에 사실적으로 반영된 ‘거울세계’ △그래픽으로 완전히 구현된 ‘가상세계’ 4가지로 구분했다.

뒤집어 말하면 ‘포켓몬 GO’ 등의 AR 게임이나 일상을 디지털에 기록하는 SNS, 웹 브라우저에 지구가 담긴 ‘구글 어스’, 수많은 게임 속 세계 등 우리 생활 속에 메타버스가 이미 널리 퍼져 있다는 의미도 된다. 이에 빅테크 기업이 어떻게 메타버스를 통해 기존 SNS나 게임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5년 내 메타버스 기업이 되겠다’는 페이스북도 아직은 명확한 해답을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실적 발표회에서 광고가 주요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블룸버그는 미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페이스북에 향후 메타버스 투자 방향과 가상환경에서 가질 통제력에 대해 질문했지만, 모호한 답변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브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메타버스에) 수십억달러를 쓰고 있으며, 메타버스가 성공하면 돈을 벌 것”이라고만 답했다.

미국 매체 ‘인사이더’는 “메타버스의 의미를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사람들의 담론을 장악한 것”이라면서 “이 개념은 이미 게임과 공상과학(SF) 소설 영역에 한동안 존재해 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를 신제품 마케팅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메타버스 플랫폼의 핵심인 VR·AR 기기 개발 단계가 아직 초기 수준인 점도 발목을 잡는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구글 글래스’는 실패 판정을 받았다. 구글은 유사 제품을 만드는 업체 ‘노스’를 인수해 기기 개발에 재도전 중이다. 홀로렌즈는 개발 4년 만인 2019년 시판에 들어갔지만, 가격이 3500달러(약 409만원)에 달해 보급이 더디다. 페이스북의 ‘오큘러스’는 꾸준히 개선형을 내놓고 있으나, 저커버그 CEO조차도 “여전히 투박하고 무겁다”고 평가하고 있다.

출처: 이병훈기자 원문보기

‘공간’ 개념 변화시킨 ‘메타버스’…부동산업계도 강타

직방, 30층 가상건물서 회의·업무
포스코건설, 가상 견본주택 내놔

‘직방’이 만든 메타버스 속 가상건물 ‘메타폴리스'(왼쪽) 메타폴리스 회의실에서 직방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오른쪽) (사진제공=직방)

부동산업계가 ‘메타버스’(Metaverse)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로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자 메타버스 안에 사무실을 만들어 그곳에서 일하기도 하고, 견본주택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홍보하기도 한다.

메타버스는 3차원 가상세계에서 또 다른 나(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만나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온택트’(온라인 세계에서 대면하는 것) 개념이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사무실을 없애고 메타버스 안에 ‘메타폴리스’라는 30층 높이의 가상 건물을 만들었다. 직원들은 아바타를 만들어 메타폴리스 4층과 5층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한다. 서초동 건물 4~5층에 있는 오프라인 사무실을 그대로 재현했다. 10여 개의 회의실과 수십 개의 테이블이 갖춰져 있고, 심지어 창밖을 통해 실제 날씨도 확인할 수도 있다.

메타버스 공간이 기존 비대면 플랫폼과 다른 점은 바로 차원이 다른 현실감이다. 줌(ZOOM)과 같은 기존 비대면 플랫폼은 회의 링크를 생성하고, 정해진 시간에 사람을 초대해야 한다. 또 창이 꺼지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반면 메타버스는 다른 아바타 가까이에만 가면 옆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바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6~10인용 테이블에 앉아 여러 사람과 얼굴을 보며 이야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화나 회의가 끝나면 개인 책상으로 이동해 일상 업무를 계속하면 된다.

직방 관계자는 “중간에 모여 앉아서 수다를 떨 수 있는 공간도 있다”며 “오프라인처럼 직원들과 같이 있다는 느낌을 계속 받는다”고 말했다.

메타폴리스 내에서 임대사업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직방의 목표다. 실제 상업용 부동산처럼 개인이나 기업에 메타폴리스 건물을 임대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말이다. 지금은 서비스를 원하는 대상에 한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빌려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6일 메타폴리스 7개 층을 체험 임차하기도 했다. 20층에 당사를 꾸리고, 나머지 6개 층을 대선 경선 후보들이 캠프 사무실로 쓴다. 지난 9일엔 메타폴리스에서 첫 가상 최고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메타버스 최고위원회의를 시작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투데이DB)

메타버스 열기가 뜨거워지자 건설사들도 메타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16일 직방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메타버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되면 고객들은 현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메타폴리스에 만들어진 견본주택에서 주택 내부를 볼 수 있고, 분양 상담도 할 수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해 집 옵션을 선택할 수 있고, 발코니 확장이나 인테리어 변경 체험 등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은 4월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들어설 ‘더샵 송도 아크베이’에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해 가상 견본주택을 만들었다. 기존 사이버 견본주택에선 단순히 방 내부만 볼 수 있었지만 메타버스 속 견본주택에선 고객이 직접 로비를 거닐고 상담원과 대면 상담을 하는 등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현재 메타버스 기술을 이용해 인천 소재 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취업 인턴십도 진행 중이다. 학생들은 메타버스 속 아바타가 돼 직업교육을 받고, 실제 직원들과 업무미팅도 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현재 대부분 산업이 오프라인 환경에서 온라인 환경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이라며 “부동산플랫폼 기업이나 대형 건설사들은 코로나 이후에도 온라인 환경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출처: 박민웅기자 원문보기

가상·증강현실로 재무장하는 전시·컨벤션센터

비대면 전시 수요에 인프라 확충

코엑스, 보유시설 AR 서비스
킨텍스, 하이브리드 스튜디오 도입
송도컨벤시아, VR 촬영·상영도

오는 10월 개관하는 ‘코엑스 브로드캐스트 스튜디오’ 조감도. 기존 계단식 극장을 무대와 음향, 조명, 통신 설비를 갖춘 하이브리드 행사 시설로 개조했다. /코엑스 제공
오는 10월 개관하는 ‘코엑스 브로드캐스트 스튜디오’ 조감도. 기존 계단식 극장을 무대와 음향, 조명, 통신 설비를 갖춘 하이브리드 행사 시설로 개조했다. /코엑스 제공

코엑스, 킨텍스 등 주요 전시장이 앞다퉈 디지털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온라인 상담이 늘면서 화상 상담장은 전시장의 필수 시설이 됐다. 전체 시설을 가상공간에 재현한 AR(증강현실)·VR(가상현실)전시장, 영상 촬영과 편집·송출이 가능한 스튜디오도 들어섰다. 사물인터넷(loT)을 이용한 실내 혼잡도 측정,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감지하는 안내 로봇을 도입한 곳도 있다.

코엑스는 최근 사업을 시설 임대와 행사 기획·운영에서 ‘마이스테크(MICE-TECH)’로 확대했다. 지난해 전시장과 로비에 22개의 크고 작은 LED 스크린이 설치된 엑스페이스를 개관한 코엑스는 최근 AR포털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장에 가지 않고도 PC나 스마트폰으로 시설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코엑스는 보유 시설을 AR로 보여주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AR 콘텐츠 제작으로 서비스를 넓혔다.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열리는 하이브리드 행사 전용 스튜디오도 들어서고 있다. 킨텍스는 지난해 10월 전국 전시장 가운데 최초로 하이브리드 이벤트 스튜디오를 도입했다. 인천 송도컨벤시아는 VR 및 홀로그램 영상 촬영과 상영이 가능한 가상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출처: 이선우기자 원문보기

AR·VR 디자인도 법적으로 보호받는다

앞으로 가상 키보드 등 디지털 기술로 구현되는 디자인도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특허청은 화상디자인 보호를 위한 디자인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25일 발표했다. 화상디자인은 시각적으로 인식되는 모양, 색채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을 말한다.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나 아이콘, 그래픽 이미지 등이 대표적이다.

개정 전 디자인보호법은 물품에 표현된 디자인만 등록이 가능했다. 신기술을 활용해 외부 벽면이나 공간상에 투영해 표현하는 화상디자인은 권리로 보호받지 못했다.

개정법은 화상디자인의 정의 규정을 신설했다. ‘디지털 기술 또는 전자적 방식으로 표현되는 도형·기호 등으로, 기기의 조작에 이용되거나 기능이 발휘되는 것’으로 새로 정의했다. 이와함께 화상디자인의 온라인 전송을 ‘사용(실시)행위’로 규정했다. 기존에 오프라인 시장 거래에서만 인정되던 디자인 사용 개념을 인터넷 공간으로 확장한 것이다.

이로써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등에서 표현되는 디자인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공간에 투영해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는 가상 키보드, 운전정보를 도로상에 보여주는 지능형 자동차 헤드라이트, 팔목에 전화기능이 표현되는 스마트 팔찌 등 다양한 화상디자인을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산업디자인통계조사에 따르면 2018년 AR, VR, 사물인터넷, 서비스로봇, 핀테크 등 18개 신(新)산업군에서 적용된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는 17조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특허청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로 창작한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며 “우리 기업들이 해외 기업에 맞서 디지털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이해성기자 원문보기

즐거움에 창의력을 칠하다 베이스-디 이규승 대표

“IT공간을 넘어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요”

베이스-디 이규승 대표

(내외통신=김재윤기자) 우리에게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손안의 작은 컴퓨터는 이미 우리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스마트폰에서 이용되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들이 끊임없이 생산되며 우리에게 즐거움을 제공해준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마냥 달갑지 않은 이들이 있다. 바로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다. 현재 어플리케이션 카테고리 중 가장 많이 개발·이용되는 건 단연 ‘게임’으로 아이들이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 휴대폰을 놓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의 하소연이다.

이런 상황에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놀이교육방향이 없을까 고민했던 ‘베이스-디(Base-D)’는 스마트 기기를 유아 교육 도구로 착안, 교육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국내최초의 스마트토이 개발 기업이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프레임이 아닌 더 큰 세상에서 놀 수 있게끔 이끌어주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는 바른 기업 베이스-디의 이규승 대표를 만나 그의 경영철학을 들어보았다.

학습에 재미를 불어넣다

“IT산업의 발달로 컴퓨터가 손안으로 들어온 시대에요. 이에 밀접하게 연관된 산업이 교육산업입니다. 스마트폰에서 다양한 교육방식을 채용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런 과정들에서 생겨나는 부작용 또한 발생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게임중독이나 혹은 잘못된 방향에 빠져 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죠. ‘스마트폰으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는 장비를 마련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아이들

이 조그마한 사각형 공간 안에 갇히는 게 아닌 프레임 뒤의 넓은 세상을 보여주자라는 개념으로 첫 번째 제품인 토이카메라 ‘아카’를 개발하게 되었어요. 두 번째 제품 ‘나요’는 아이가 그리고 조립한 캐릭터가 어플리케이션에서 살아 움직이는 방식이에요. 사진을 찍고 조립하는 단계가 마지막단계로써 스마트폰을 자연스럽게 놓을 수 있게끔 만들어줌으로써,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학습과 놀이에 재미를 붙여주는 환경을 구축해주고 싶다는 마음에 스마트토이를 연구·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교육을 추구하다

영상디자인을 전공한 이 대표는 ‘사람을 살리는 디자인(아이디어, 설계 등)을 하고싶다’라는 생각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지금 사람들에게 필요로 한건 무엇일지에 대해 고민했던 이 대표는 “창업초기 친구와 다양한 고민을 했어요. 때마침 그시기에 0~3세 아이들을 타깃으로 한 교육용 비디오가 미국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어요. 전공을 살려 저희도 교육용 비디오는 제작해서 국내에 판매를 해볼까라는 생각에 디테일하게 공부를 해보니 악영향을 발견하게 되었죠. 이후 제품과 관련해서 찾아보니 부모들이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리콜도 많이 되었더라고요. 그 와중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TV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때 아이가 스마트폰 중독에 휴대폰을 붙잡고 놓지 않는 장면을 본적이 있어요. 그리고 그 이후로 주변에 마트를 가거나 놀러가더라도 아이들이 스마트폰 하는 것만 보이더라고요. 그 당시 스마트폰이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지만 ‘아 이게 생각보다 심각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이들이 조그마한 세상에 갇히지 않게 해주자 라는 개념으로 풀어나가며 IT 조기교육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차별화된 전문성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끊임없이 IT기술 및 과학기술은 발전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피할 수 없다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끔 구축하고 싶다는 이 대표는 “스마트토이를 초창기부터 시작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교육계에 계신 분들과 함께 고민하며 공동기획·개발을 하며 진행했기에 재미로 끝나는 장난감이 아니라는 자부심이 있어요. ‘나요’의 공룡버전 외에 자동차, 동물버전 등 세상에 있는 다양한 카테고리를 넣어서 만들어 줄 예정이에요. 오랫동안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IT와 결합하여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부모님들께서 장난감을 선택함에 있어 고민해주시고 베이스-디를 꾸준히 봐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베이스-디의 사업과 더불어 아프리카에 아트힐링스쿨을 설립, 체계적인 교육과 힐링시스템을 구축하여 아이들의 재능과 자생능력을 키워주고 싶다는 이규승 대표의 아름다운 꿈과 베이스-디의 더 큰 도약이 있기를 소망한다.

출처: 김재윤기자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