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메타버스 열쇠”…MS, 블리자드에 82조 ‘통큰’ 베팅 이유

‘워크래프트’·’오버워치’ 등 인기 IP 및 4억명 글로벌 이용자 품에 안아
사티아 나델라 MS CEO “게임,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핵심역할 할 것”

=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사진=뉴스1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사진=뉴스1

마이크로소프트(MS)가 글로벌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약 82조원을 베팅했다. IT업계 M&A(인수·합병) 사상 최대규모다. 현재 30억명 규모인 글로벌 게이머 수가 오는 2030년엔 45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게임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것이다. MS는 ‘워크래프트’·’오버워치’ 등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과 4억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발판삼아 글로벌 메타버스 주도권 경쟁에 본격 참전한다.

18일(현지시간) MS는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82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4일 주가에서 45% 높은 주당 95달러에 전액 현금 인수하는 구조다. 이는 2016년 MS의 링크드인 인수(262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게임은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분야”라며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M&A는 양사에 ‘윈윈’으로 평가된다. 우선 MS는 텐센트와 소니에 이어 매출 기준 세계 3위 게임사에 오르게 됐다. ‘워크래프트’·’디아블로’·’콜 오브 듀티’·’오버워치’·’캔디 크러시’ 등 글로벌 히트작 IP(지식재산권)와 190개국 4억명에 달하는 MAU(월간활성이용자)도 끌어안는다. MS로서는 현재 2500만명 수준인 ‘엑스박스 게임패스’ 이용자를 늘리면서 콘텐츠도 강화하는 기회인 셈이다. 최근 인력 유출에 골머리를 앓던 MS로선 1만명 이상의 개발자와 30여개의 게임 개발사를 확보한 것도 장점이다. MS 측은 “이번 인수는 모바일, PC, 콘솔, 클라우드 전반에 걸친 게임사업의 성장을 가속하고 메타버스를 위한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사내 성희롱·성차별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블리자드에게도 새로운 돌파구다. 지난해 블리자드는 사내 성희롱을 방치하고 여성 직원에게 남성보다 적은 급여와 승진기회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 당국의 소송 및 조사가 시작되자 뒤늦게 관련 논란에 연루된 직원 80여명을 해고·징계 처리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주가는 악화일로였다.

시장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에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액티비전을 인수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사업 확대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메타버스 세계에 진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액티비전 주가가 지난 몇 달 동안 CEO 리스크 및 오버행 이슈 등으로 심한 압박을 받던 상황에서 MS는 이를 향후 전략을 추진할 중요 자산을 매입할 기회로 봤다”고 진단했다. 이날 나스닥 시장에서 액티비전 주가는 25.88% 치솟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2.43% 하락했다.

디아블로 AR게임으로 나올까…MS, 메타버스 시너지 기대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사진=마이크로소프트

MS가 무엇보다 기대하는 건 메타버스 시너지다. MS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연례 기술 컨퍼런스 ‘이그나이트’에서 혼합현실(MR) 플랫폼 ‘메시’에 영상회의 솔루션 ‘팀스’를 더한 메타버스 회의 서비스 ‘팀스용 메시'(Mesh for Microsoft Teams)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나델라 CEO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엑스박스를 통한 메타버스 게임에 전적으로 집중하고 있다”며 “2차원(2D) 게임을 풀 3차원(3D)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S는 게임이 메타버스로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킬러콘텐츠’가 될 것으로 본다. 나델라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단일한 중앙집중형 메타버스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메타버스를 강력한 콘텐츠에 고정된 공동체 및 개인의 집합으로 본다”고 말했다. 즉 다양한 메타버스간 경쟁력을 가르는 것은 게임과 같은 콘텐츠와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메타버스는 MS가 수년간 공들여온 VR·AR(가상·증강현실) 산업과의 연관성도 높다. MS는 2015년 첫 상업용 AR기기 ‘홀로렌즈’를 선보였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부터 VR HMD에 이어 AR글래스도 메타버스 경험을 지원하는 핵심기기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타버스가 확산하면서 VR·AR시장은 연평균 59% 성장해 2026년 28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MS가 VR·AR 기술을 꾸준히 연구·개발해온 만큼 그의 연장 선상에서 블리자드를 인수한 것”이라며 “VR·AR 기술과 가장 잘 접목될 분야가 게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론 게임에 NFT(대체불가토큰)나 가상화폐 등이 연동되면 구글 애플 앱마켓을 뛰어넘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는 게임계에서 꾸준히 연구하던 게이미피케이션과 연결된다. 일상 곳곳에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보상 체제를 마련하는 것. 이는 관리를 넘어 변화의 흐름을 띠고 있다. 평소에 사용하는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연결되는 것도 가상현실에 비해 결정적인 강점이다.

출처:윤지혜기자 원문보러가기

[메타버스 가보자고] MS . 애플 . 구글 . 페이스북 ‘메타버스’ 행보 살펴보니

그야말로 메타버스 열풍이다.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과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메타버스 세계에서 공연을 펼치는 아리아나 그란데 같은 가수도 있고, 국내 SM 엔터테인먼트도 메타버스를 활용해 에스파라는 그룹을 선보였다.

메타버스가 과연 뭐길래 기업의 규모나 분야를 막론하고 투자에 앞장서는 것일까. 씨넷이 4일(현지시각) 메타버스의 미래를 점쳐봤다.

그룹 에스파의 현실 세계 멤버 ‘카리나’(오른쪽)와 가상 세계 멤버 ‘아이 카리나’(왼쪽)

메타버스는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 등장한 가상세계의 이름이다. 소설은 낮에는 피자를 배달하고, 밤에는 VR 슈퍼히어로로 메타버스라는 온라인 세계에 사는 이야기다. 이것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원’에서 ‘오아시스’라는 이름으로 재등장했다.

그러다 지난 몇 년간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다시 급부상하며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 동물의 숲 같은 게임에 적용됐고, 페이스북은 AR/VR 중심의 리얼리티 랩 사업부에 메타버스 조직을 새롭게 구축하고 메타버스에 크게 투자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대규모 메타버스를 구상 중이다. 홀로렌즈를 착용하면 나의 집에 다른 사람이 순간이동해 들어와 나의 공간을 공유하며 회의할 수 있다. 아직은 상대방이 실물이 아닌 아바타로 등장하지만, 테이블을 밀거나 하는 행동이 가상 공간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연구하고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부분의 메타버스는 페이스북의 호리즌 처럼 아바타와 가상세계가 있는 대규모 멀티플레이어 플랫폼이다. 대부분 아바타 기반 앱은 VR에서만 작동하지만, 페이스북은 AR과 일반 노트북이나 휴대폰에서도 작동하는 것을 구상 중이다.

많은 VR 제품들이 나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VR 헤드셋을 가지고 있을 만큼 대중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기술팀은 모든 사람이 VR이나 AR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VR, AR 생태계와 함께 전화와 컴퓨터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수년 동안 이것을 연구했지만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 2. / 마이크로소프트

MS는 최근 홀로렌즈 외에도 휴대폰에서도 작동하는 AR을 연구하고 있고,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작동하는 AR에 집중하고, 페이스북은 비VR 소셜 앱과 오큘러스를 통합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VR헤드셋이나 AR스마트 안경을 쓰도록 강요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긴 대안이다. 스마트워치, 에어팟, 닌텐도 스위치도 마찬가지다.

씨넷은 가상 사물의 교차 플랫폼화를 메타버스의 목표로 봤다. 올해 초에 시연된 MS의 매시는 VR/AR이 사람들을 함께 순간 이동시킬 수 있는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줌이나 페이스타입 같은 화상 통화가 주는 자연스러운 소통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통적인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일종의 가상 사무실이나 회의 공간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씨넷은 모든 VR 헤드셋, 스마트워치, 휴대폰, 태블릿, AR 장치가 마치 상호 연결된 것처럼 원활하게 함께 작동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출처: 하순명 기자  원문보기